오늘은 개인적인 이야기를 좀 하려고 합니다.

요 한 달 정도 정신없이 바빴는데요, 바로 토론회 사이트 제작 및 관리 프로젝트에 투입됐기 때문입니다.

토론회는 ‘맑시즘 2011′이라고 마르크스주의 관점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회적 쟁점에 대해 토론하는 그런 자리입니다. (7월 21일부터 고려대에서 하니까 이제 8일 앞으로 다가왔네요.)

저에게는 단지 프로젝트이기만 한 건 아닙니다. 제가 이 토론회를 2003년부터 참가해 왔고, 계속 여러 가지 일을 도와 왔기 때문입니다.

사실 관리를 처음 하게 된 건 2009년이고, 제작을 처음 한 건 작년입니다. 올해로 3년째 관리를, 2년째 제작을 하고 있는 거죠.

그래서 사실 이 토론회 웹사이트에 가지는 마음은 좀 남다르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일단 토론회 웹사이트 스크린샷을 보실까요? ^^

처음에 구상해서 잠깐 띄웠다가 폐기한 디자인은 이거보다 훨씬 심플했더랍니다.(아래 소개해 둔 초안 버전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사실 최신 경향에 속하는 ‘모던 웹’이라는 것에 대해 알고 있었고, 이번 맑시즘 2011 웹사이트는 모던 웹 스타일로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경험이 없는 첫 시도다 보니 생각보다 디자인이 잘 빠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고전적 스타일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그러면서도 최신 디자인 경향들을 흡수하려고 노력은 했습니다.

공지사항의 반투명 디자인이나 큰 사진 아래 박스들의 그라데이션, 둥근 모서리 같은 것들이 그런 노력의 표현입니다.

위아래는 최대한 짧게 유지하려고 노력했고요.

이 웹사이트의 초안은 아래 이미지였답니다.

거의 그대로 구현됐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사소한 디테일들은 좀 변화를 줬답니다.

예컨대, 초안에 있던 more 라는 푯말은 사라졌죠. 아래쪽에 있는 그라데이션도 좀더 은은하게 변경했고, 아이콘들도 좀더 통일성있게 바꿨지요.

로고 역시 조금의 변화를 줬습니다. 사이즈는 조금 더 작으면서도, 제목과 부제의 차이를 확실하게 줘서 제목이 오히려 강조될 수 있도록 했어요.

(물론 디자인 자체는 제가 한 게 아닙니다.)

메뉴를 직관적으로 보이게

특히 맑시즘2010 웹사이트와 대비해 가장 심혈을 기울였던 것은 글로벌 내비게이션이었습니다. 글로벌 내비게이션은 사용자들이 길을 잃지 않도록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제가 제대로 알고 있는 것 맞죠?

작년 토론회인 맑시즘2010의 글로벌 내비게이션은 다소 산만했습니다. 아래처럼 말이죠.

글로벌 내비게이션은 홈버튼을 포함해 7개의 카테고리로 돼 있었습니다.

웹사이트의 핵심 기능인 연사, 주제, 시간표가 이 중 한 카테고리의 하위메뉴로 모두 들어가 있었습니다.

바꾼 건 이거예요.

일단 카테고리 자체를 5개로 줄였습니다. 특히 핵심기능인 연사/주제/시간표를 비중에 맞게 각각 독립적인 카테고리를 이루도록 했죠.

연사와 주제는 하위메뉴도 없습니다. 그냥 클릭하면 페이지로 이동하게 되죠.

하위 메뉴가 있는 행사 정보, 시간표, 참가/후원에는 삼각형을 달아 하위메뉴가 있다는 것을 표시하도록 했습니다.

마우스를 빨리 움직일 때 서브메뉴가 나타났다 사라졌다 하면서 ‘참을 수 없는 깜빡임을 유발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마우스를 대고 얼마정도 있어야 서브메뉴가 나타나도록 했습니다.

이 외에도 신경쓴 건 아주 많이 있지만, 웹사이트 자랑은 이정도만 하도록 하지요.

아, 하나쯤은 자랑해도 될 것 같습니다. 위의 이미지에 보이는 ‘나만의 시간표 짜기’ 기능 말입니다. 수강신청하듯이 시간표를 짤 수 있어요.

이 토론회가 좀 크거든요. 올해도 70개의 토론을 나흘 간 하게 되는데, 많을 때는 분강이 여섯 개씩 되거든요.

작년에 처음 ‘나만의 시간표 짜기’를 만들었는데 jQuery UI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강연을 빈 테이블에 드래그 앤 드롭으로 끌어다 놓으면 제 위치에 가는 뭐 그런 시스템이예요. 올해는 클릭으로도 넣을 수 있게 했죠. 생각해 보니 굳이 불편하게 드래그 앤 드롭을 할 필요는 없었더라고요. 스마트폰 대응 문제도 있고 말입니다.

사실 오늘 이 토론을 다룬 이유는 기술적인 이유뿐이 아닙니다. 이 웹사이트에 담긴 기술적인 노력에 대해 말하자면 열 배는 더 할 수 있지만 말입니다.

이 토론이 다루는 주제, 그리고 웹사이트

제가 이토록 이 웹사이트에 정성을 들이는 이유는 이 토론회의 정신에 아주 많이 동의하기 때문일 겁니다.

사실 어느 일이나 그럴 테지만, 직장을 다니는 이상은 일 자체를 즐길 수 있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는 직장에 다닌다고 생각하기보다는 한 사람의 사회 운동가로서 활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요.) 그런데 이 일은 즐기면서 할 수 있어요. 그건 아마도 이게 세상을 더 낫게 만들고 싶다는 열망이 가장 주된 기반이 되는 일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적어도 저에게는 말입니다. (이렇게 써 놓고 보니 웹표준 운동을 하시는 분들과도 공통점이 느껴집니다.)

맑시즘 2011 웹사이트에 들어가 보시면 알겠지만 생각 외로 주제가 방대할 겁니다. 해외 연사도 오고요.

간단히 다루는 주제들을 말해 보면, 아랍 혁명, 미국의 저항, 노동자 투쟁, 경제 위기 분석, 마르크스주의, 억압, 빈곤, 환경, 여성, 2012년 총선/대선, 진보연합, 복지국가, 한반도 문제, 교육, 대학, 학생운동, 종교, 혁명사 등입니다.

우린 모두 같은 사회에 살고 있는 인간인지라 관심사가 어느정도 비슷할 수 있겠지요. 아랍 혁명에 대해서는 누구나 한 마디쯤은 할 수 있을 테니까 말입니다.

그래도 제 블로그 독자분들이 특별히 흥미 있어할 만한 주제는 있습니다.

“과학에서 왜 정작 필요한 연구는 이루어지지 않는가?” 라는 주제입니다. 주제 소개에는 “현대의 과학기술은 공익을 위해 복무하기보다 일부 특정 계층의 이해관계를 대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라는 말이 씌어 있군요. 어떠세요? 다들 그렇게 느끼시나요?

연사는 시민과학센터 운영위원이자, 고려대학교 과학기술학연구소 교수인 김동광 님입니다.

개인적으로 관심가는 주제는

제가 개인적으로 관심이 가고, 추천하고 싶은 주제는 “사회주의, 궁금타” 시리즈입니다.

  • 인간 본성 때문에 사회주의는 불가능한가?
  • 시장 없는 사회주의는 가능한가?
  • 소련 붕괴 20년 – 소련은 사회주의 사회였는가?
  • 사회민주주의와 사회주의
  • 사회주의 전략 전술 ― 공동전선을 중심으로

이런 주제들이 있는데, 앞의 네 개는 평소에 주변 사람들과도 종종 이야기가 나오는 주제였지요.

혹여 저와 같은 경험을 하신 분이 있다면 이 기회에 한 번 들어 보심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제가 사회를 보는 주제

제가 웹사이트 제작/관리를 하는 기술직이지만, 토론회가 시작되면 사회도 봅니다.

제가 사회를 보는 토론은 토요일(23일) 세 번째 타임에 있는 “마르크스의 방법 – 변증법”입니다. 너무 철학적인 주제인가요;;

왠지 어려워 보이는 주제긴 하지만 변증법이 그렇게 어려운 건 아니고, 대중 강연이니 평소에 이런 데 관심있었던 분이라면 그래도 추천하겠습니다. ㅋ

여튼간에,

저는 행복한 프로그래머입니다.

저는 제가 하루하루 짜는 코드가 좀더 사회를 낫게 만들고 있다고 확신하니까요.

단지 코드로써가 아니라, 좀더 많은 사람들이 이런 토론회를 접하고, 세상에 문제의식을 갖고, 변화를 위한 행동에 나설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겁니다.

그게 제가 코딩을 하는 중요한 이유라면 이유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세상을 조금 더 낫게 만들고 있다는 느낌, 코딩하면서 느껴 본 적 있으신가요?

모두가 그렇게 사는 세상이 왔으면 하는 마음을 늘 가진답니다.

그래서 말인데요

그래서 말인데요, 맑시즘 2011에 참가신청하세요. ㅋ

그리고 나흘 간의 토론 광장에 뛰어 들어 보세요. 이 글 보고 오게 되셨다면 댓글이라도 남겨 주시고요. ^^ 그럼 참 기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