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d My Friends” App Catches Wife Cheating이라는 글을 오늘 봤다. cydiahelp.com에 나온 건데, 이걸 두고 또 앱이 사생활을 침해하네 어쩌네 하는 이야기들이 나올 것 같아서 한 마디 할까 한다.

일단 사생활 침해 부분에 대해서. 맞다. 이 앱은 사생활 침해 가능성이 농후하다. 당장 내 애인은 전혀 그러지 않지만, 만약에 “어디야? 파인드 마이 프렌즈 앱 켜봐” 하면 꼼짝없이 켜야 한다. 이건 위치 정보를 꺼 놓는다고 될 일이 아니다. 꼼짝없이 당하는 거다.

위 글에서 아내를 ‘잡은’ 그 남자는 이렇게 썼다고 한다.

I got my wife a new 4s and loaded up find my friends without her knowing. She told me she was at her friends house in the east village. I’ve had suspicions about her meeting this guy who live uptown. Lo and behold, Find my Friends has her right there.

I just texted her asking where she was and the dumb b!otch said she was on 10th Street!! Thank you Apple, thank you App Store, thank you all. These beautiful treasure trove of screen shots going to play well when I meet her a$$ at the lawyer’s office in a few weeks.

thankfully, she’s the rich one.

나는 내 아내의 새 아이폰4S에 아내 몰래 ‘파인드 마이 프렌즈’ 앱을 설치했다. 그녀는 나에게 이스트 빌리지에 있는 친구 집에 있다고 했다. 나는 그녀가 업타운(주택지구?)에 있는 남자와 같이 있을 거라는 의혹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보니까, ‘파인드 마이 프렌즈’에서 그녀는 바로 거기 있었다.

나는 어디 있냐고 문자를 보냈다. 그리고 그녀는 씨발 10번가에 있었다고!! 고맙다 애플. 고맙다 앱스토어. 여러분 감사염. 이 보물 같은 스크린샷은 몇 주 동안 변호사 사무실에서 그년을 만났을 때 훌륭하게 사용될 거다.

고맙게도, 아내는 부자다.

파인드 마이 프렌즈가 아내를 잡았는가

저 사람은 애플에 감사한다고 썼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그게 아니다. 나는 위에서 “앱이 사생활을 침해하는가?” 하고 질문하고 “맞다” 하고 대답했다.

그런데 문제는 세상에 맘만 먹으면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는 게 널리고 널렸다는 거다. 용산에만 가도 GPS 추적기를 쉽게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저 남자의 말을 통해 추정해 보건대 남자는 이미 아내를 심각하게 의심하고 있었고, 신뢰 관계라는 건 완전히 무너져 있었다.

파인드 마이 프렌즈 앱이 없었다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을까? 발생했을 거다. 기술이 없었다면 미행을 해서라도 잡았을 분위기다. 미행을 안 했어도 크게 싸웠을지 모른다. 흥신소를 고용해서 아내의 ‘불륜’ 현장을 잡았을지 모른다. (나는 기본적으로 ‘불륜’이라는 단어가 나쁘다고 생각한다. 인륜에 어긋난다는 뜻인데, 다른 남자 좋아하는 게 뭐 그렇게 큰 불륜인가. 인간은 원래 다양한 사람들을 좋아하게 프로그래밍(?) 돼 있다. 1:1 연애는 수만년 인류사에 비출 때 매우 최근에야 인류 사회에 정착한 부자연스런 문화다.)

기술은 사생활을 침해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사생활 침해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그리고 나는 저런 앱은 없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용산에 가는 것보다는 아내에게 iOS 최신 버전을 깔아 주고 몰래 앱을 켜 두는 게 접근성이 더 편하기는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술이 관계를 파탄내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기본적인 신뢰다.

나는 내 여자친구나 아내에게 절대로 저런 식으로 하지는 않을 거다. 설혹 의심가는 일이 생긴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여자친구나 아내가 의심스럽다고 해도 나와의 관계에서 어떤 불만이 있는 건지, 나는 고칠 게 없는 건지를 먼저 생각할 테지 저런 식으로 관계를 파탄내는 짓을 하지는 않을 거다.

근본적으로 더이상 애인 관계를 유지하기 힘든 상황이라면 조용히 친구 관계로 돌아가는 게 상책이다. “바람” 그 자체는 분노할 일이 아니다. 그냥 관계의 반영이고 결과인 것이다.

기술은 관계를 규정할 수 없다

그래서 결론은 기술이 관계를 규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관계는 관계를 만들어 가는 인간만이 규정할 수 있다. 이 관계를 둘러싼 많은 것들은 그에 비하면 부차적이라고 할 수 있다. 최신 기술도 마찬가지다.

여담이지만, 관계를 새로이 규정하게 되는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는 사례도 있다. 이것은 생산력과 생산 관계가 인간의 체제를 뒤흔들고 문화를 바꾸게 된다는 마르크스의 틀을 도입할 때 가장 명확한 설명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가장 단순한 예는, 봉건제에서 자본주의로의 진입이다. 이것은 인간들 사이의 관계를 뒤흔들어 놓았다. 그러나 고작 파인드 마이 프렌즈 앱이 인간 사이의 관계를 규정할 수는 없다고 본다. 언론의 호들갑은 있을지 모르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