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꼬면을 먹고] 기획과 입소문 마케팅의 결합

“아이패드보다 구하기 힘든 꼬꼬면”이라는 말을 듣고 처음엔 그냥 농담인 줄 알았다.

진짜라는 말에 옥션과 G마켓을 검색해 봤다. 과연 모두 매진이었다.

꼬꼬면으로 검색해서 나오는 것들엔 죄다 꼬꼬면이 없었다. 다 매진이었다.

블로그엔 꼬꼬면 후기가 가득.

도대체 뭐길래?!

기획 + 입소문 마케팅

꼬꼬면은 기획 + 입소문 마케팅의 승리라고 할 수 있다. 입소문까지 기획된 것은 아닐 것이고 말이다.

일단 남자의 자격 라면 대회에서 2등을 한 이경규의 라면을 상품화하기로 결정한 것은 한국야쿠르트로서는 최고의 결정이었던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끈 TV에 나온 라면을, 모두가 먹을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끝내주는 기획이다.

그래서 이경규의 꼬꼬면이 실제 라면으로 나온다는 기사들이 떠돌아 다니고 사람들은 관심을 가졌다. 여기까지가 한국야쿠르트가 한 일이다.

여기부턴 우연이라고 할 수 있는데, 매진행렬이 이어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고, 초기 물량은 적었다. 편의점 아저씨 말을 들어 보면, 9월이 된 지금도 청양고추를 구하기 힘들어서 더 많이 찍어내지 못하고 있다. 8월에는 팔도 비빔면에 물량을 더 많이 배정해서 꼬꼬면이 적게 나오므로 9월엔 더 많이 생산할 수 있을 거라는 기사가 있었다. 그런데 지금도 그게 여의치 않나보다. 어쩌면 마케팅 전략(흔히 쓰는 용어로는 상술)일 수도 있다.

여하튼간에, 꼬꼬면을 구하기 힘들어지면서 “아이패드보다 구하기 힘든 꼬꼬면!”이라는 말이 떠돌기 시작했다.

하나의 래어 아이템(희귀 아이템)이 되면서 “남자의 자격 라면대회 2등한 이경규의 라면”이라는 프리미엄에 희소가치가 더해졌다. 와우~ 라면 제작사로서는 최고의 조건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사람들은 희귀한 것을 구해서 먹었다는 걸 블로그와 페이스북, 트위터에 자랑하기 시작했다.

검색해 보면 수많은 꼬꼬면 후기를 만날 수 있다.

그러면서 그게 내 귀에까지 들어온 것이다. 우리집엔 TV가 없다. TV 프로그램을 다운받아 보지도 않는다. 그런데 나도 꼬꼬면 소식을 들었다.

나는 말 그대로 입으로 처음 들었다. 친구가 말해 줬다. 그리고 검색을 해 봤다. 과연 꼬꼬면에 대한 수많은 후기가 있었다. 호평이 많았다.

그래서 호기심이 동했다! 쟁취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그래서 꼬꼬면을 구하기 위해 노력했다!

정확히 입소문 마케팅의 절차를 밟게 된 것이다.

그러나 단지 입소문이라고 생각해선 안 된다. 한국야쿠르트의 담당자는 ‘남자의 자격 이경규 라면’이라는 프리미엄을 눈여겨 봤을 것이다. 이것을 실제 기획으로 연결해 상품으로 만들었다는 것이 결정적으로 중요했다.

그리고 계산된 홍보를 여러 군데 했을 것이다. 이것도 나름대로 중요했다.

이런 조건 위에서 입소문 마케팅이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이다. 단순한 것이라고 생각해선 안 되겠다.

자, 이 아래부터는 꼬꼬면 후기다.

꼬꼬면 시식 후기 : 구해서 먹어 봤다

집앞 편의점에 물어봤더니 밤 9시에 들어온다고 한다. 다음날, 밤 10시에 갔더니 꼬꼬면이 다섯 봉 남아있었다. 와우~!

득템한 꼬꼬면

바로 다음날 아침에 꼬꼬면을 먹으려 했지만 늦잠을 잤다. 밤엔 집에 안 들어왔다.

그리고 다음날 밤이 되서야 꼬꼬면을 시식할 수 있었다!

요리한 꼬꼬면

나는 계란을 왕창 풀어 먹는 걸 즐긴다. 그런데 꼬꼬면만큼은 시키는대로 먹기로 했다.

이경규는 흰자만 넣어 먹거나 계란을 풀지 말라고 조언했다. 흰자만 넣기에는 조리도구가 없었으므로 계란을 풀지 않기로 했다.

같이 꼬꼬면을 먹은 친구

시식 감상을 말하자면, 일단 맛있다. 가격이 1천 원인데, 값은 한다. 충분히.

국물은 부드러우면서도 느끼하지 않다. 청양고추맛 때문이다.

면발도 쫄깃하다. 충분히 끓였는데도 그랬다. 굳이 꼬들꼬들하게 해서 먹을 필요는 없어 보인다.

신기했던 것은 말린 닭살이 실제로 들어있다는 것이었다. 조금이긴 하지만 말이다.

닭살처럼 느껴지는 건더기도 있었다. (닭살도 있고, 닭살 비슷한 건더기도 있고 둘 다 있다는 거다.)

고추도 들어가 있었다.

계란 없이 전자렌지에 돌려서 먹어 봤다

오늘 추석 연휴 첫날인데 일할 게 있어서 사무실에 나갔다.

꼬꼬면 두 봉을 들고 갔다.(!)

뜨거운 물을 부어서 전자레인지에 5분 정도 돌렸다.(데우기로 돌려서 정확히 몇 분인지는 알 수 없다.) 원래 라면을 그런 식으로 해서 종종 먹는다.

보통 라면은 계란없이 그렇게 돌려서 먹으면 정말 맛이 없다. 그런데 꼬꼬면은 먹을 만했다.

전자레인지에 돌린 꼬꼬면

이상 꼬꼬면 후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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