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무료 통화 논란, KT 민영화 때문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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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이 무선 인터넷 전화 베타 서비스를 실시하면서 통신사들이 난리다. ‘무임승차’란다.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사람이 챙긴다”는 인상을 주고 싶은 모양인데, 문제라면 이통3사를 누구도 ‘곰’으로 보지 않는다 점이다.

무임승차라는 헛소리

일단, 내가 내 돈 내고 무선 인터넷 쓰는데 카톡이 왜 무임승차인가? 무임승차 논리를 끝까지 밀고 나가면 네이버가 가장 무임승차를 많이 하는 것이 되겠다. 청와대 웹사이트도 무임승차다. 조중동은 이런 주장을 충실히 배껴 썼던데, 조중동 웹사이트도 무임승차 되겠다. 진짜 이런 헛소리가 없다.

데이터가 폭증할 거라는 헛소리

데이터가 폭증할 거라는 말도 헛소리다. 200분 통화에 88Mb 나온다고 한다. (음성통화 200분이면 2만1600원, 카카오톡 전화는 88MB, 2012-06-06) 데이터가 부담이면 당장 유튜브나 다음 TV팟부터 막아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LTE 광고하면서 동영상 1~2초만에 받는다고 자랑질하지 않았나? 동영상은 감당할 수 있는데 음성 하나 감당 못한다는 거 말 안 된다. 그리고, 웃기게도, 지금 통신사들은 모든 사람들의 음성 통화를 감당해내고 있다. 와우~ 그냥 음성 통화는 인터넷이 아니지 않냐고? 데이터건 보통의 음성통화건 모두 3g(혹은 LTE)를 사용하는 거다. 기술적으로 분리해 뒀을 뿐일 거다.

주객이 전도되다

사실 이통사들은 음성 통화의 수익이 주는 것, 그리고 음성 통화도 ‘공짜’라는 인식이 사람들 뇌리에 박히는 걸 막으려 하는 것이다.

당연히 이런 질문을 할 수 있겠다. 왜? 왜 음성 통화는 공짜면 안 돼?

내가 보기엔 웃긴 구조가 됐다.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 이제는 인터넷으로 대체 가능해진 음성과 문자를 붙들고 안 놓았던 것이다. 새로운 기술이 사용될 여지를 막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 서비스는 거의 무료로 제공할 수 있게 됐는데, 서비스를 제공하던 기업이 살아남아야 하니까 전국 수천만의 국민들이 매달 10만 원씩 기업에 상납하며 살아야 하는 거다. 개짓도 이런 개짓이 없다.

왜 이런 개짓을 하는 걸까? 간단하다. KT, SKT, LGT는 사기업이니까. (LGT가 카카오톡의 무선 인터넷 전화를 전면 허용한 건 3위 사업자의 고충에서 나온 것이니 패스한다.)

예전에 집에 전화가 한 대 있을 때, 전화 요금은 그렇게 비싸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핸드폰 요금은 OECD 2위다. 우리가 노동자들 소득도 OECD 2위면 말을 안 하겠다. 안 좋은 건 하위권이고, 이딴 건 상위권이다.

사유화[민영화를 말한다] 이후 KT의 배당성향은 50퍼센트를 넘나들었다. 2005년 61.7퍼센트를 비롯해, 2003년부터 내리 3년을 50퍼센트를 넘겼으며 2007년의 배당성향도 42.5퍼센트였다. 즉 벌어들인 돈 중 주주에게 배당한 돈이 절반을 왔다갔다한 것이다.

[한국통신 사례로 본 사유화의 재앙] 통신요금 인하가 불가능해진 이유, 84호, 2008-04-24

원래 KT의 배당 성향은 민영화 이전에는 평균 15퍼센트였다고 한다. 민영화 이후 주주들에게 돈을 미친듯이 퍼붓기 시작했다. 반면 투자에 들어간 돈은 줄었다.

사회공공성을 위해 다소 과잉이다 싶을 만큼 많았던 투자는 급속히 줄어들었다. 사유화가 이루어진 2002년을 전후해서 KT의 설비투자액은 급팽창하는 매출과는 반대로 대폭 줄어 매출대비 설비투자액의 비중이 2000년 33.9퍼센트에서 2004년에는 15.3퍼센트, 2005년에는 17퍼센트 등으로 크게 낮아졌다.

[한국통신 사례로 본 사유화의 재앙] 통신요금 인하가 불가능해진 이유, 84호, 2008-04-24

이게 민영화의 진실이다. 뭐, 정규직 노동자가 줄어든 건 말할 것도 없다. “한때 6만 5천 명이 넘던 KT의 정규직 노동자는 [2008년] 이제 3만 7천 명에 불과하다.”(방금 인용한 기사에 나오는 말이다.)

정리해 보자

  • 민영화로 낮아진 건? 설비 투자와 정규직. 그리고 공공성 되겠다.
  • 민영화로 높아진 건? 요금, 주주 배당금, 광고비

통신은 기간산업이다. 그런데 광고를 한다. 미친. 왜? 국도랑 고속도로를 분할 매각한 다음 광고하게 하지?

“천천히 가면서 주변을 음미할 수 있어요~! 삶의 질을 높이는 국도, K-Road”

응? 이딴 광고 함 뿌려 보란 말이다. (근데 무서운 건 실제로 도로들이 민영화되고 있다는 거다. ㄷㄷㄷ 심지어 철도(KTX)도 민영화하려고 하지 않나. 이놈의 정부는 진짜로 그런 걸 하고 있다.)

기술의 진보를 가로막는 자본주의

훌륭한 기술과 이윤이 충돌하면? 자본주의는 주저없이 이윤을 택한다. 신기술이 충분한 이윤을 보장할 때까지 말이다. 대표적인 케이스는 석유기업과 신/재생 에너지 분야다. 이건 인류의 미래를 파멸로 밀어넣을 수 있는 건데, 석유기업이 워낙 덩치가 크니까 어떻게 하질 못한다.

지금 통신에서 벌어지는 일이 딱 판박이다. 문자는 0원에 가깝다. 그런데 20원을 받아 쳐먹는다. 음성도 이제 데이터와 통합하면 된다. 그런데 그렇게 안 한다. 왜? 돈 받아 쳐먹으려고 말이다. 신기술로 비용이 낮아졌음 그렇게 하라고. 왜 돈 받아먹냐고.

사기업이 이윤을 위해 노력하면 만인이 행복해진다는 동화책 속에 나오는 헛소리를 믿지 말라. 피억압계급은 단결하지 않으면 빼앗길 뿐이었다는 걸 역사는 증명한다.

그래서 여튼간에 대안은, KT, SKT, LGT 화끈하게 국유화하고, 싼 값에 제공하라고 수도나 도로처럼. 그럼 한 지하철역에서 와이파이 세 대나 놓고 그럴 필요 없잖아. 주파수 간섭도 없잖아. 와이파이 환경 깨끗해지잖아. SKT 와이파이만 있어서 KT 사용자가 와이파이 못 쓰고 그렇게 되는 일 없잖아. 왜 그런 좋은 일 안 하냐고. 국가가 그런 거 하라고 있는 거 아니었어?

[2012-07-03 추가] KT 새 노조가 만든 좋은 영상이 있어서 첨부한다. “통신요금은 왜 비싼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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