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너와 페이스타임을 자주 한다.

얼마 전에 파트너 쪽 페이스타임에 문제가 있었다. 얼굴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는 거다. 내 얼굴은 제대로 나오는데 자기 얼굴이 이상하게 나온다고 했다. 그래서 스카이프로 바꿔서 하면 되지 않겠냐고 했다. 종종 스카이프로 통화를 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파트너는 “싫어” 라고 한 마디로 거절했다. 얼레? 왜? 호기심이 동한 나는 “스카이프가 어때서 그러냐”고 물었다. 파트너 말은 스카이프는 잘 끊긴다는 것이다.

이상했다. 내 기억과는 달랐다. 스카이프는 오히려 페이스타임보다 덜 끊겼기 때문이다. 페이스타임은 종종 불안정할 때가 있었다. 하지만 스카이프는 와이파이 환경만 안정적이라면 불안정하지 않았다. 그게 내 기억이었다.

“사용자들은 자기가 뭘 원하는지 모른다”는 말이 있다. 파트너를 무시해서가 아니라, 나 같은 IT 종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얼마든 부정확한 말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인용했다. 사용자들은 제품을 연구하고 싶어하는 게 아니라 사용하고 싶어한다. 사용하기 불편하면 안 쓴다. 그게 나 같은 IT 종사자와의 차이고, 당연한 차이다.

내 생각에 스카이프와 페이스타임의 차이는 딱 두 개다. 페이스타임은 로그인할 필요가 없다. 스카이프는 로그인을 해야 한다. 페이스타임은 걸면 걸린다. 스카이프는 종종 한쪽에서 걸어도 상대방에게 신호가 가지 않을 때가 있었다. 바로 이 두 가지 ‘장벽’이 파트너에게 “스카이프는 불편해. 쓰기 싫어” 라는 이미지를 남기지 않았을까? “잘 끊긴다”는 말은 “로그인하는 수고까지 들였는데 걸어도 안 걸리는 경우가 많아서 짜증났어” 라는 말로 번역할 수 있지 않을까?

낮은 장벽, 누군가에게는 너무 클 수도 ©공잠

애플이 페이스타임을 와이파이에서만 허용한다고 발표했을 때 나는 3g에서 페이스타임이 작동하지 않는 것이 아쉽다기 보다는 애플의 정책이 (결과적으로) 훌륭하다는 생각을 했다.

혹시 “탱고”라는 어플을 기억하는지 모르겠다. 영상통화 어플로 첫 출시 땐 유명했다. 나는 호기심에 사용해 봤다가 이내 어플을 삭제했다. 제대로 통화를 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바이버는 조금 낫기는 했지만 3g에서 제대로 통화를 할 수는 없었다. (카카오톡의 주장대로 통신사의 방해 때문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결과는 같다.)

이 어플들도 와이파이에서 작동할 때는 그럭저럭 쓸만하다. 애플은 페이스타임을 아예 3g에서 막음으로써 품질을 확실하게 지켰다. 끊기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래서 내게 페이스타임은 일상적으로 통화를 할 수 있는 최초의 인터넷 전화 경험이었다.

물론 와이파이에서만 페이스타임을 허용한 이유가 통신사를 고려해서일 수도 있다. 이 경우엔 의도치 않은 결과가 될 것이지만 경험이 달라지는 건 아니고, 교훈 역시 달라지지 않는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것이다. IT 종사자들에게는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한 단계를 거치는 게 아무 일도 아닐 수 있다. 스카이프에서 그건 로그인을 하는 것이 되겠다. (물론 스카이프가 사용자 경험을 신경쓰지 않아서 로그인을 만들어 둔 건 아닐 것이다. 서비스 모델이 데스크탑을 바탕으로 시작한 것이라서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을지 모른다.)

일반 사용자들은 제품 제작자들만큼 해당 제품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해당 제품을 꼭 써야 할 이유도 없다. 불편하면 더 나은 다른 걸 사용하면 그만이다. 그래서 한 끗 차이는 커다란 차이를 낳을 수 있다.

*혹시 한 끗 차이 불편함으로 이용을 안 하게 된 경험이 있다면 댓글로 알려 주세요! :)

*덧붙여 : 물론 사용하기 불편해도 사용해야만 하는 제품도 있다. 페이스북은 느려도 쓸 수밖에 없다. 그러나 내 이야기는 일반론이니 넘어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