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씩 쏠 때는 잘 가다가도, 한꺼번에 많이 쏘면 꼭 문제가 생긴다. ⓒ공잠

이메일은 효과적인 소통/마케팅 수단

일단 이메일이 여전히 효과적이라는 이야기부터 짧게 하자. 단순한데, SNS 계정을 가진 사람은 적지만, 거의 대부분이 이메일 계정을 갖고 있으며 실제 사용한다. 엄청나게 범용적이라는 것이 일단 이메일의 가장 큰 장점이다.

이메일은 모바일 시대 들어서 더 유용해졌다. 예전엔 컴퓨터 앞에 앉아야만 이메일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 이제는 언제 어디서든 이메일을 확인할 수 있다.

이메일 서비스들의 스팸 처리 능력이 향상됐다. 사람들의 이메일 조작 능력도 향상됐다. 그래서 이메일은 여전히 유용할뿐 아니라 더 유용하다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학생들이라면 크게 체감하기 힘들겠지만, 직장인들에게 이메일은 거래처와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다. 그리고 나에게는 11번가의 할인 품목을 둘러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다.

대량 발송

이제 개발 이야기로 들어가 보자. 이메일이 효과적인 수단이라면 마케팅 담당자들인 이메일 활용을 반드시 관철시켜야 할 것이다. 개발자들도 마찬가지의 주장을 해야 한다. 어찌됐든 IT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은 IT 정책에 영향을 미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런데 메일링리스트를 발송하기 시작하면 복잡한 문제가 발생한다. 우리가 스팸을 받을 때는 몰랐던 문제, ‘Gmail은 다른 메일 서비스들에 비해 스팸 처리 능력이 뛰어나지!’ 하고 감탄한 사람이라면 역으로 겪을 수 있는 문제 되겠다. 바로 내 메일이 스팸처리되는 문제다.

신뢰할 수 없는 도메인

일단 메일 서비스들은 도메인과 IP 주소를 확인해서 이게 실제로 가리키는 도메인에서 발송된 것인지 확인을 한다고 한다. @naver.com에서 보낸 메일이 맞는 건지, 아니면 보낸 사람 메일 주소만 [email protected]이고 실제로는 듣보잡 서버에서 발송한 메일인지 검사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 보낸 이의 IP 주소와 도메인 IP 주소가 일치하는지만 검사하면 되니까 말이다. (생각만 하던 건데 검색을 해 봤더니 실제로 그런 과정이 있다고 나왔다.)

PHP 기본 메일 함수를 사용해서 호스팅 받고 있는 서버에서 직접 메일을 보내는 경우 이런 제한에 걸릴 수 있을 거다. 보낸 사람의 뒤쪽 도메인이 @naver.com인데 실제로 발송된 IP는 naver.com의 것이 아니게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경우 메일이 스팸함에 들어가는 게 아니라 아예 전송도 안 되는 경우도 생기는 것 같다. 예컨대, 가비아에서 호스팅을 받아 서버에서 직접 이메일을 전송해 봤는데 이렇게 하니 gmail은 스팸처리를 했고, daum과 naver는 정상적으로 받았다. 그런데 nate는 아예 받지도 않았다.

화이트 도메인 신청

이런 경우 한국에서는 화이트 도메인 신청을 하면 나아질 수도 있는 것 같다. 구글에서 화이트 도메인으로 검색을 해서 어떻게 등록하는지 찾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화이트 도메인 등록을 하면 심사를 통해서 등록을 하게 되니까 시간이 좀 걸릴 거다. 그리고 업자들이 참고하는 것이지 강제력이 있는 게 아니니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한국 서비스기 때문에 해외에서도 참고를 할지도 의문이다. 그럼에도 밑져야 본전이니까 해 보면 된다.

구글에서도 ‘대량메일 발신자’ 도움말의 ‘신원인증’ 항목에 이런 말을 써 놨다.

또한 SPF 기록을 게시하고 DKIM 또는 DomainKeys에 등록하는 것이 좋습니다.

우린 하라는 대로 할 수밖에 없다. 자기 서버에서 이메일을 보낼 생각이라면 하라는 대로 하자. (물론, gmail의 도움말은 gmail로 대량 메일을 보낼 때의 도움말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도움이 될 거다.)

IMAP을 이용하기

웹사이트에서 메일을 발송한다고 꼭 자기 서버에서 이메일을 발송하게 할 필요는 없다. IMAP의 SMTP 프로토콜을 이용해서 이메일을 전송하는 거다.

이 방법의 장점은 분명한데, 이메일이 확실히 전달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물론 대량으로 메일을 보낼 땐 구글의 기준에 따라 발송 실패할 수도 있다. 나도 그런 적이 있다. 그러나 한두 통 보내는 메일은 괜찮을 거고, 스팸 발송자로 분류돼 차단당하는 일은 많이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단점 역시 분명하다. gmail은 IMAP으로 하루에 한 계정에서 100통까지만 이메일을 발송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스팸 발송을 막기 위해서다. (gmail에 로그인해서 보내는 경우엔 500통까지 허용.)

그래서 IMAP을 이용한다면, 전송된 메일의 숫자를 확실히 기록하는 게 필요할 거다. 필요하다면 에러를 확인해서 예외처리를 해야 할 수도 있다.

최후의 대안 – 돈 내고 쓰기

그래서 내가 생각하기에 이메일 대량 발송을 정기적으로 하는 경우, 대량 발송과 정확성 모두를 잡을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은 돈내고 쓰는 거다.

돈 내고 쓰는 경우 다음 사항을 알아 보는 게 좋겠다.

  1. API를 제공하는지 확인하는 게 좋겠다. API를 통해 메일링 리스트 등록이 가능하고, 자동으로 이메일을 보내는 게 가능하면 좋을 것이다.
  2. 실제로 이 서비스로 이메일을 보냈을 때 스팸함에 들어가지 않고 이메일이 잘 전달되는지 확인해야 할 거다. 물론 gmail 같은 데는 내용을 바탕으로도 스팸 판단을 하기 때문에 메일 발송 서비스 탓만 하지는 말고 이런 저런 사항을 고려해서 판단해야 한다. 단, 아예 이메일이 전송되지 않는 경우는 심각한 문제다. 아마도 업체를 바꿔야 할 거다. (이 경우도 서비스 업체 문제가 아니라 받는 쪽 문제일 수 있으니 잘 검토해야 한다. 예컨대, 휴면 계정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
  3. 가격. 일단 해외의 mailchimp라는 서비스는 유명한 것 같은데, 메일 전송의 확실함과 API 지원 여부는 모르겠고, 2000통까지 무료라는 건 안다. 한국엔 이런 서비스가 있진 않을 거고 한 통에 1원쯤 하는 걸로 알고 있다. 가격 비교는 내가 하라고 굳이 쓰지 않아도 할 테지만, 1통에 10원 뭐 이런 거 아니니까 혹시라도 바가지 쓰면 안 된다.

기타 대안 – 구글 그룹스, 피드버너 이메일 구독

구글은 기타 대안으로 구글 그룹스를 사용하라고 권한다. 사실 한국 일반 이용자들에게 구글 그룹스를 사용하라고 권할 수는 없다. 일반 사용자들에게 구글 그룹스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서비스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원이 소수고, 이들에게 메일링을 돌려야 하는 경우라면 사용법을 교육시키고 구글 그룹스에 모두 가입을 시키면 될 거다. 그럼 메일링의 문제점을 모두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물론 그걸 교육할 만큼 가까운 사람들이라면 페이스북 그룹을 사용하는 게 더 나을 수도 있을 거다. 여튼간에 그룹스 정도의 성능을 보장할 수 있는 툴은 많다고 볼 수 있다. (심지어 페이스북 페이지나 블로그도.)

다른 대안은 피드버너에서 제공하는 이메일 구독이다. 피드버너는 RSS를 대신 담당해 주는 서비스다. (구글이 인수했다.) 트래픽 절약, 통계 제공 등의 장점이 있다. 그런데 또 하나의 장점은 바로 이메일 구독 서비스를 제공해 준다는 점이다.

피드버너가 제공하는 이메일 구독 서비스의 장점은 명확하다. 피드버너가 쏘는 메일은 정확히 전달된다. 스팸함에 갈 염려나 도착도 못하고 짤릴 염려가 없다. 구독자가 1만 명이라도 제 때 발송된다. 이게 장점이다.

그런데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구독자가 구독 등록을 하는 과정이 영어다. 한글 지원이 안 된다. 그래서 대중적인 서비스에서는 사용하기 힘들다.

다른 단점도 있다. RSS를 단지 이메일로 발송해 줄 뿐이기 때문에 메일링의 내용을 커스터마이징할 수 없다.

또 하나, 한국인들에게 익숙치 않은 이메일 인증 방식을 사용한다. 구독 등록을 하면 일단 구독 확인 메일이 발송되고 거기서 인증 링크를 눌러야 완전히 등록이 된다. 역시나 대중적으로 활용하기는 힘든 방식이다.

마지막 단점은, 이메일 구독자를 내가 추가할 수 없다는 점이다. 무조건 이메일 인증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스팸을 원천 봉쇄하기 위한 방법일 것이다.

포기할 수 없는 이메일 마케팅

편의상 마케팅이란 용어를 사용했다. 하지만 판매라는 면에 국한되지 않는다. 모든 면에서 이메일은 중요한 수단이다.

예컨대, 레프트21 메일링리스트는 가장 충성도 높은 독자들이 신청한다. 메일링리스트를 통해 기사를 보는 비율은 매우 적다. 하지만 이들의 체류시간은 아주 높다. 레프트21이 후원이라도 호소한다고 치자. 웹사이트에 배너를 걸어둘 뿐 아니라 반드시 메일링리스트 등록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야 한다. 이들은 레프트21의 가장 중요한 독자 그룹중 하나기 때문이다.

내 블로그도 마찬가지다. 메일링리스트를 받아 보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이들은 내 블로그 글이 정기적으로 받아 볼 만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 사람들인 것이다.

나는 11번가에서 오는 이메일을 꼼꼼히 본다. 값싼 생활필수품들이 일목요연하게 소개돼 있기 때문이다. 주로 화장지와 라면을 이 메일링리스트를 통해 구입해 오고 있다. 만약 11번가가 나에게 이메일을 보내지 않았다면 나는 아마 옥션에서 검색해서 화장지를 샀을 것이고, 라면은 특별히 구입하지 않았을 것이다. 어쩌면 편의점에서 5개씩 사서 먹었을지도 모른다.

이메일 대량 발송은 어렵다. 하지만 웹마스터라면 정기적인 메일링리스트 정책을 수립하도록 주장하고, 기술적으로 그것을 구현해야만 한다.

[덧붙임] 나는 두 방향으로 기술적 문제를 해결해 보려고 하고 있다. 하나는 도메인을 직접 이메일 서비스사들에 인정받는 방법이다. 일단 한국의 화이트리스트에 도메인을 등록하고, 구글이 추천하는 정보들도 모두 입력을 할 생각이다. 이 방법이 성공하면 돈을 들이지 않고 메일링리스트를 관리할 수 있다. (메일링 그 자체의 기술적인 문제는 PHP의 메일링리스트 관리 오픈소스 툴을 사용할 생각이다.) 그러나 이 방법이 여의치 않다면 API를 제공하는 이메일 서비스를 돈 주고 사용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