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7일에 아이폰을 받았다. 그 날은 아이튠즈 세팅하고 이거저거 다운받아 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건 18일 부터라고 하면 될 것이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말해 여러 모로 편해졌다.
물론 핸드폰비는 앞으로 한 달에 1~2만 원 더 나올 것이다. 아이폰 요금제가 비싸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걸 감수할 만하다. (게다가 나의 경우 내년이 돼 파트너와의 통화가 페이스타임이나 스카이프로 전환된다면 요금 또한 예전과 비슷해질 것이다.)
여기 쓴 것은 전부 다른 스마트폰으로도 할 수 있는 것들이다. 따라서 특별히 아이폰이어서 편하다고만 할 수는 없을 지도 모른다. 물론 아이폰의 인터페이스가 가장 좋고 터치감이 최강이며 다양한 어플이 있기 때문에 난 아이폰4가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다른 스마트폰들로도 아래의 편리한 생활을 누릴 수 있다.
폰으로 웹서핑
뭐니뭐니해도 스마트폰 극강의 능력은 폰으로 웹서핑을 하는데 무리가 없다는 데 있다. 내가 갖고 있는 고진샤 넷북보다 아이폰으로 웹서핑하는 게 편하다. 이유는 간단하다. 아이폰은 화면 확대 축소와 스크롤이 매우 편리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넷북은 해상도가 고정돼 있고 화면을 확대, 축소하고 스크롤하는 게 불편하기 짝이 없다. 따라서 아이폰이 웹서핑에 더 편리하다고 할 수 있다.
아이폰4여서 더 좋은 점은 작은 글씨까지 선명하게 보인다는 점이다. 물론 어차피 실제로 읽을 때는 확대해서 읽어야 하기 때문에 최강의 장점이라고 할 수는 없겠다. 다만, 깨알같은 글씨 역시 잘 식별할 수 있고 따라서 한 눈에 내용 파악을 잘 할 수 있다는 점은 좋다.
나는 출근하면서 모바일 iGoogle에 들어가서 다음뷰의 IT 인기채널 글들을 본다. 그다음 이메일에 들어가서 새로 온 IT 관련 뉴스레터가 없는지 훑어 보고 있다면 역시 읽어 준다. 다시 iGoogle로 돌아가서 한겨레 신문 최신 기사를 읽어 준다. 이 모든 걸 핸드폰에서 끝낼 수 있으니 어찌 좋지 아니한가!
웹서핑을 하면서 블로그 댓글도 달 수 있고 최고의 경우는 내 블로그 글을 고친 경우다. 에디터 모드인 경우 입력할 수 없는데, 오른쪽 상단의 HTML 편집 모드로 들어가자 아이폰으로 직접 글을 수정할 수 있었다.
테더링 – 아이폰을 통해 노트북에서 인터넷을 할 수 있다
스마트폰이 있기 전까지 무선랜이 되는 노트북이라는 건 그닥 큰 효용이 있었다고 말하기 힘들겠다. 어차피 내가 사용할 수 있는 무선랜이 없다면 말짱 황이니 말이다. 예전에 건대 옆 쇼핑센터에서 처리해야 할 일이 생긴 적이 있다. 인터넷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같이 있던 사람에게 양해를 구하고 무선랜을 찾아 헤맸다. 제한시간은 10분. 그 많은 컴퓨터가게가 있었고 엄청 많은 무선랜이 잡혔지만 내가 사용할 수 있는 무선랜은 하나도 없었다. 완전 OTL…
그러나 아이폰이 생긴 후 달라졌다. 세상이 달라졌다고 해도 좋을 만큼 노트북으로 인터넷을 하는 것이 편해졌다. 내 노트북엔 블루투스 기능이 없기 때문에 일단 USB가 필요하지만 아이폰의 USB 케이블을 들고 다니는 것은 굳이 인터넷 때문이 아니라도 필수라고 할 수 있겠다. 여튼간에, USB 케이블을 꽂고 아이폰 설정에 들어가서 일반 > 네트워크 > 인터넷 테더링 > 켬 으로 설정을 해 주면 모든 게 끝난다. 그러면 노트북이 알아서 인터넷을 잡는다. 빠밤~
물론 이 경우 3G 인터넷을 사용하게 되기 때문에 데이터 무제한 사용자가 아니라면 하지 않는 게 나을 수도 있겠다.(KT의 경우 5만5천 원 요금제 이상부터 무제한이고 SKT 역시 5.5 올인원 이상 사용자라면 데이터 무제한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건 언제든 변동 가능할 테니 직접 알아 보기 바란다.)
나야 무제한이니 뭐 마음껏 사용하고 있다.(단, 영화 같은 거 다운받지는 않는 게 좋겠다. 나름대로 과도한 사용량을 보이면 제한을 건다고 했으니까 말이다. 물론 영화 다운받다가 제한 걸렸다는 사람을 아직 보지는 못했다. 어떤 방식의 제한인지도 모르겠고. 그냥 느리게 만드는 것 정도라면 할 만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지도
나는 길치라 길을 잘 잃어버린다. 와우~ 그런데 아이폰이 생긴 이후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내 위치와 목적지만 안다면 지도 어플(구글맵, 네이버지도, 다음지도 어플이 있다)이 경로를 표시해 준다. 교통편도 알아봐 준다.(물론 어플에서는 최적 경로라고 주장하지만 최적 경로가 아닐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래도 모르는 길을 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하다.)
모르는 길일 때만 지도 어플이 유용한 게 아니다. 버스 타고 갈 때도 유용하다. 버스타고 가면서 딴 짓을 많이 하는 편이었다. 불현듯 “여기가 어디지?” 하는 생각이 들었을 때 주변을 아무리 두리번거려도 어딘지를 알 수 가 없어서 불안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물론 방송이 곧 나오긴 했지만, 만약 중간 정류장이 어딘지 모르는 경우에는 방송을 듣고 버스에 붙어있는 노선도를 보고 내가 목적지를 지나쳤는지 가기 전인지를 판단해야 했다. 한 마디로 정신없고 번거로웠다.
하지만 아이폰이 생긴 이후 지도를 켜서 현 위치를 파악하면 그만이었다. 지도를 축소하면 목적지를 지나쳤는지 아닌지도 쉽게 알 수 있다. 현 위치 버튼을 두 번 누르면 현재 이동 방향까지 알 수 있는데, 그러면 내가 목적지로 가고 있는지 멀어지고 있는지도 쉽게 알 수 있다.
실제로 추석 때 집에 내려갔다가 버스타고 종점까지 간 일이 있었는데 아이폰 덕분에 쉽게 종점이라는 것을 파악할 수 있었다. ㅡㅡ;; 파악하자마자 종점이었기 때문에 이 경우 특별히 아이폰덕을 봤다고 하긴 힘들지만 말이다.
그런데 중요한 건 그 다음이었다. 종점에서 내렸는데 현금이 하나도 없었다. 으아아아악~ 종점 주변에는 평범한 동네슈퍼 하나뿐. 외진 곳이었다. 이런 쌍~ 하고 있다가 아이폰 지도를 봤다. 옆에 있는 골목으로 들어가서 좀 가다가 오른쪽으로 꺾으면 패밀리마트가 있었다. 와우~!
지도 어플을 보고 패밀리마트로 가서 비싼 수수료를 물고(ㅠ.ㅠ) 현금을 찾을 수 있었다. 집까지 거리를 보니 상당히 멀어서 걷지 않고 바로 택시를 탔다. 지도가 없었다면 아마 일단 걸어 보다가 차를 탔을 거다.
캘린더
나는 구글 캘린더를 이용한다. 다이어리는 너무 불편했다. 가방에 넣어 뒀다가 새 일정이 생길 때마다 꺼내서, 게다가 펜도 같이 꺼내서! 멈추고 안정적으로 필기를 할 수 있는 곳을 찾아서! 적어야 했다. 이게 너무 싫어서 PDA를 사려고 여러 번 마음을 먹었다가 접기도 했다.
프로그래머 일을 하면서 사무실에 있는 일이 많아졌기 때문에 구글 캘린더를 사용하는 게 쉬워졌다. 구글 캘린더는 예정된 일정에 문자를 보내준다는 장점이 있었다.(물론 네이버 다음 캘린더도 모두 문자를 보내주는 서비스가 된다. 모두 공짜다.)
그러나 여전히 ‘어디서나 일정을 적을 수 없다’는 점이 단점이었다.
아이폰의 기본 캘린더는 구글 캘린더와 동기화가 되고, 문자 수신에 버금가는 알림 메시지를 띄워 준다. 확인하지 않으면 메시지가 사라지지 않는다.
예전 일반 폰들은 일정을 확인하지 않아도 알림이 사라지는 폰이 많아서 짜증났었다. 물론 일정 개수 제한도 짜증나는 일이었고, 그다지 세부적으로 일정을 계획할 수 없는 것도 짜증나는 일이었다. 반복 일정도 구글 캘린더처럼 세부적으로 지원하지 않았으니 이 역시 짜증나는 일이었고, 백업도 할 수 없어서 짜증났다.
그러나 아이폰으로 구글 캘린더 동기화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으니 모든 것이 해결됐다! 구글에서 기본으로 제공하는 모바일용 캘린더 페이지도 마음에 든다. 둘 중에 뭘 주력으로 사용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으나 이미 충분히 만족이다. 다이어리처럼 지나간 일정도 모두 쓰면서 즐겁게 사용하고 있다.
아직 카드 등록을 하지 않았는데, 만약 카드 등록이 끝나서 유료 어플을 구매할 수 있게 된다면 캘린더와 연동되는 다양한 어플을 알아보고 괜찮은 놈으로 하나 골라서 살까 생각하고 있다.(어썸 노트도 후보 중 하나다.)
가계부
킬링 어플에 가계부를 빼놓을 수 없다.
돈 관리를 꼼꼼하게까지 하지는 않아도, 나름 열심히 하는 편인 나는, 가계부 수첩도 사용한 적이 있고, 엑셀로 가계부 프로그램을 짜서 사용한 적도 있다. 그러나 모두 불편했다. 항상 핸드폰에 메모를 해뒀다가 밤에 돌아와서 옮겨 적었는데 이게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
그러나 이제 모두 해결됐다. 그냥 핸드폰에 적으면 된다. 그러면 항목별 분석까지 다 해 준다.
이건 완전 대박이다. 지금 내가 예산이 얼마나 있는지 알고 싶다면 그냥 가계부 어플을 켜면 된다. 그럼 만사 오케이.
커피라도 구입하면 그냥 지갑에서 돈 내고 그 자리에서 가계부 어플을 켜고 지출 > 분류 > 금액 > 저장 네 단계만 거치면 끝이다. 이렇게 편할 수가!
지금은 하나은행에서 공짜로 뿌린 Hana N Money를 사용하고 있는데 유료 어플 결제가 가능해 지면 다른 어플들과 비교해서 사용을 지속할지 말지 결정할 거다.
WakeUpNow – 목적지에 도착하면 알람이 울린다
이거야말로 대박 어플 중 하나다. 일정 영역에 들어가면 알람을 울려 준다. 어따 쓰냐고? 버스 타고 잠잘 때 쓴다. ㅋㅋ 아침에 난 버스를 한 시간 십오분 정도 타고 출근한다. 자리에 앉으면 자는 날이 절반이다. 그런데 항상 목적지를 지나치고 만다. 다행히 버스가 종점에 가지 않고 그대로 순환하긴 한다. 그래도 시간 낭비.
이 어플은 지도에서 찍어 놓은 영역의 반경 몇 킬로 안에 들어가면 알람이 울리게 해 준다. 그래서 난 목적지를 설정하고 잠을 잤고, 제 때 깼다. 와우~!
다만 단점이 있는데, 이 알람을 맞춰 놓으면 더이상 아이폰을 사용할 수 없다. 아이폰을 사용하면 알람 설정이 해제된다. 어차피 난 자니까 상관없다. ㅋ
고해상도 사진과 동영상 찍어서 이메일로 보내기
사진과 동영상의 질이 좋은 것도 맘에 드는 일이다. 하지만 더 좋은 것은 그걸 이메일로 바로 보내서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다.
솔직히 예전 폰들 정말 구렸다. 프로그램을 깔아야만 폰카로 찍은 사진을 컴으로 뽑을 수 있는 경우도 있었다.(물론 문자 보내기에 이메일 주소를 입력하면 이메일로 보내 주긴 했다. 하지만 내가 왜 이메일 보낼 때마다 몇 백원 씩 내야 하는데?)
데이트할 때 사진기 따로 안 들고 가도 된다는 점 너무 좋다. 으하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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